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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너]‘더 이상 억울한 죽음 없기를’...장애인시설 수용 희생자 합동추모제 열려
작성자
담당자
작성일
2018-02-02 09:56:46
조회수
547
‘더 이상 억울한 죽음 없기를’...장애인시설 수용 희생자 합동추모제 열려
원주 귀래 사랑의집, 인천 해바라기시설 희생자 추모
“장애인을 시설에 격리수용하는 제도가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근본”
등록일 [ 2018년01월26일 20시21분 ]

26일,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장애인거주시설 희생자들의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12년 6월 8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는 원주 귀래 사랑의집이라는 복지시설의 문제를 방영한다. “목숨 바쳐 사랑하기 때문“에 목사라는 이름의 장 아무개 씨는 수십년간 미신고 시설을 운영해오며 21명의 장애인을 입양한 것처럼 등록했다. 그는 감금, 학대, 유기를 일삼으며 장애인 수급비를 받았고 수억 원의 후원금을 횡령했다. 이곳에 있던 故이광동 씨, 故장성희 씨는 사망신고나 장례식도 치루지 못한 채 냉동고에 각각 10년, 12년을 방치 돼 있었다. 또한 故장성아 씨는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못해 탈시설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생의 끈을 놓게 됐다. 시설을 운영했던 장 씨는 재판을 통해 3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2년 뒤인 2014년 12월, 인천 해바라기 시설에 있던 故이○○ 씨는 온 몸에 피멍이 든 채 의식불명의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다. 한 달 뒤 이 씨가 사망하면서 시설 종사자들이 그에게 빈번한 폭력을 행사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2014년 10월 15일에는 故나범호 씨가 생활교사의 폭력적 제압으로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생활교사들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행 2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해바라기 시설은 폐쇄명령을 받았지만 거주인들은 다른 곳으로 뿔뿔이 흩어져 현재 2명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다.


이 두 사건은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일상적으로 인권유린을 당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해왔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26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장애인단체들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추모제를 열었다.


김주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사회와 격리된 수용시설에서 구조화된 폭력과 방치에 길들여진 채 살아온 장애인의 삶을 이야기 했다. 그는 “국가와 사회가 방치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시작된 것이 시설”이기에 “시혜의 제공자와 수혜자 사이의 자연스런 권력관계로 이어지고 그것이 구조화된 폭력으로 귀결된다. 사회는 시작할 때의 선의만을 기억한 채 이들의 삶에 대해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활동가는 “시설이나 집안에 격리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살다가 가족과 이웃, 동료들의 인사를 뒤로 하고 인간답게 삶을 마감하는 당연한 것들이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되어버린, 아니 그걸 소원할 생각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지금도 어딘가 감금되어 있을 것” 이라면서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비참하고 외로운 죽음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시설거주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질기게 싸워나가는 것 뿐”이라고 발언했다.


김정하 장애와인권과발바닥행동 활동가는 시설에서 일어나는 폭력만이 문제가 아니라 시설에 산다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이들 사건을 알리는) 활동 초반에는 사망사건에 초점을 맞춰 알렸더니 사람이 맞아죽는 사건만 시설인권침해라고 생각하더라. 억울하게 죽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하지만 삶의 색깔을 제한당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는 사실이 더 알려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최재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
 

장종인 인천해바라기시설 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1월 28일은 고 이○○ 씨의 기일이다. 마음이 무겁다. 3년이 지났지만 해바라기시설이 아직도 폐쇄되지 않고 운영이 되고 있다. 매년 이 자리에 올 때마다 폐쇄시키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루지 못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을 배제해 시설에 격리수용하는 이 나라의 제도는 희생자를 계속 만들어내는 근본이다.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시설 없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명호 민들레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영정들을 보면 가슴 한 구석에 불덩이가 이는 것 같다. 해바라기시설에서 생활했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저는 그의 영정을 보고나서야 그가 시설에서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는지를 마음으로만 느낄 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왜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하고 시설은 거주인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형벌을 받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은) 거품처럼 올라왔다가 사라지는지 모르겠다."면서 ”거품을 사라지게 하는 게 아니라 완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싸늘한 주검으로 시설의 문제를 보여줬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정부를 보며 1주기를 보내고 2주기를 맞이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며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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